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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군가 물이 오래되면 피보다 진해진다고 하더군.
설마 그렇게 되기야 하겠는가마는....
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대다수가 그렇지 못한 그런 인연이 아닌가 생각된다.
같이 재수하기로 하고선 나혼자 버려두고 대학으로 가버린 놈이다.
이 때문에 학원생활 한동안 식사시간만 되면 울적했었다.
(미술학원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전에 그만두었기 때문이다.)
고등학교 3년동안 같은 반이었고,
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은진이를 만나 결혼하기 전까지 4년을 같이 살았다.
참 우습게도 우리의 공통점은 놀랄만큼 많다.
학창시절,
나는 다락방에서 잤고, 이녀석도 다락방에서 잤다.
둘다 조그만 밥상이 책상이었다.
그 조그만 서로의 다락방을 오가며 벼락치기 시험공부도 많이 했다.
유일한 차이점은
내 다락방은 만화책으로 가득했고, 이녀석은 음악잡지가 한가득이었다.
부럽게도 이녀석의 집에는 레코드판이 참 많았다.
지금도 즐겨듣는 음악의 대부분은 그때 들었던 것들이며,
평생을 가지고 다닐 신비로운 빗소리를 들은 곳도
그녀석 다락방 조그만 창문을 통해서 였다.
내 서울 생활의 시작은
이녀석의 반지하 단칸방이었다.
나는 당연히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연기하듯
그녀석의 반지하 단칸방에서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.
= 할 이야기가 많아 짬을 내서 다시 나머지 이야기를 써야겠다.=
현이가 건강했으면 좋겠다.
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못마시고....
가끔 이녀석을 생각하면 한숨이 난다.
2007. 5. 11. 금요일.
사랑하는 병현이와 신사동 고깃집에서 ...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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